바람의 이야기를 담은 날씨 여행
바람의 언어, 바람의 얼굴
바람은 참 신기한 존재다. 늘 곁에 있지만 우리는 그 존재를 쉽게 잊고 산다. 하지만 가을이면 낙엽을 휘날리고, 겨울이면 우리를 움츠러들게 하며, 여름이면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그것이 바로 바람이다. 네덜란드에 여행 갔다가 거대한 풍차를 보며 감탄한 적이 있다. 그곳의 풍차는 바람의 힘을 거슬러 올라갔던 네덜란드 사람들의 고집을 잘 보여주는 증거였다.
바람과 날씨의 관계
일기 예보를 듣다 보면 "북서풍이 불겠습니다"라는 문장을 흔히 듣곤 한다. 이 대목에서의 '북서풍'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방향에 따라 날씨의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 미국의 날씨학자인 존스 박사는 바람 방향이 온난한 공기를 북유럽에서 끌어와 영국에 따뜻한 겨울을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래서 영국의 겨울은 기온이 그리 낮지 않다고 한다.
바람과 우리의 일상
바람은 우리의 일상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갔었다. 하지만 예고도 없이 찾아온 강풍 덕분에 비행기가 지연되고 말았다. 어쩔 수 없이 공항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다 보니, 바람이 결코 가벼운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게다가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바람의 방향과 세기는 그날의 모험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자연재해로서의 바람
바람은 종종 자연재해의 모습으로 등장을 하기도 한다. 2020년대 초반 한국을 강타했던 몇 차례의 태풍들은 강력한 바람을 동반했다. 특히 그해 여름, 태풍 '바비'가 한반도를 관통하여 거실의 창문이 날아갈 듯 흔들리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뉴스에서 들려오던 여러 지역의 피해 상황은 나에게 바람의 무서움을 각인시켜 주었다.
바람을 이해하고 대비하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바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비해야 할까? 먼저, 일기 예보를 주의 깊게 듣는 것이 시작이다. 다양한 기상 앱도 활용할 만하다. '윈디(Windy)'라는 앱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지도 형태로 보여주어, 항해나 야외활동 시 도움이 된다. 또한, 강풍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외출을 자제하고 시설물을 점검하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
바람의 즐거움
하지만 바람은 또 다른 즐거움도 안겨준다.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 가을 산책길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바람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캐나다 여행 중, 록키 산맥의 바람은 숨이 차게 시원하고 상쾌하여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바람은 이렇게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때때로 아낌없이 즐기고, 때때로 조심해야 할 동반자로서 말이다.